어린아이가 갑자기 두통이 심해지면 가장 해야할 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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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아이 두통
제가 10세 전반에 실제로 겪은 일입니다. 어느 날 두통이 너무나 심하게 나서 약국 가서 두통약을 사 먹었습니다. 며칠 지나면 괜찮아질 것만 같았던 두통은 제 기억으로는 아마 세 달이 넘게 지속이 되었습니다. 동네병원에 가니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하고 대학병원에 가서 뇌 MRI도 촬영해보았습니다.
그런데 담당의사의 말은 충격적이었습니다. 저와 엄마를 앞에다 두고 하는 말이
"아들이 얘 하나에요?"
엄마는 그 자리에서 울어 버렸고 저 또한 어리지만 내가 뭔가 큰 병에 걸렸구나 하고 느껴졌습니다. 뇌종양이나 뭐 그런 큰 병을 예상을 했었습니다.
어렴풋이 기억나는 건 그 의사는 저와 엄마에게 그동안 좋은 거 먹이고 여행도 다니고 하라고 했습니다. 수술이 안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 후 두통도 더 심해지고 구토 증세도 계속 나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정말 반전의 반전이 일어났습니다. 동네 말고 다른 약국에 두통제를 사러 갔는데 증상을 이야기하니 그 약사분께서 시력검사해봤냐고 물었습니다. 전 그 당시 안경을 안 쓴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약국에서 바로 시력 검사를 해보았습니다.
이상하게 글자가 잘 안 보이는 겁니다. 전 두통이 심해서 그런 줄로만 알았고 실제로 재 보니 시력이 0.5, 0.5가 나왔습니다. 평소보다 반 이상 떨어진 것이죠. 눈이 나빠지면 안 보이는 걸 보려고 신경을 쓰고 시신경이 자극이 되어서 두통이 생긴다는 약사님의 이야기를 듣고, 바로 안경집에 가서 시력을 다시 측정하고 생애 처음 안경을 썼습니다.
안경을 쓰고 나서는 거짓말처럼 두통이 사라졌습니다. 어른이 되면서 서서히 알게 된 사실이 피곤하면 눈 위쪽이 아리잖아요? 그걸 그 나이대에는 몰랐던 거죠. 아직까지도 미스터리 한 사실은 왜 그 대학병원 의사는 저에게 생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라고 한 걸까요? 뒤에 그 사실을 안 아버지가 그 병원 찾아가서 아주 박살을 내버렸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ㅎㅎ
암튼 이 글을 읽고 계신 아이 부모님이 계시면 아이가 두통이 심할 때 우선 시력검사부터 해보세요. 조금 허무한 결론일 수도 있지만 여러 병원을 찾아가는 거보다 시력검사가 더 빠르고 확실한 방법입니다.